2022 서울대 수시 언어학과(일반전형) : 심OO(경신고)

면접 준비할 때만 해도 나중에 이렇게 후기를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지금 후기를 적고 있으니 그때의 긴장감과 합격 당시의 벅참이 다시 느껴집니다. 제가 신윤진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기억이 나는 부분은 서울대 인문/사회과학 제시문 면접에서의 키워드를 정리해 주신 부분입니다. 바로 인문 제시문은 해석과 비판, 사회과학 제시문은 이론을 통한 설명이라는 점인데, 그 전까지 과연 어떤 태도로 제시문을 대하고 질문에 답해야 하는지 몰라 답답했던 제 고민을 해결해 주는 명쾌한 방법론이었습니다. 저는 실제 면접장에 가서도 인문 제시문은 선생님께서 강조하신 대로, 글에서 드러나는 쟁점과 입장 차를 정리하고 최대한 다양한 관점에서 비판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문제를 풀었고, 사회과학 제시문은 배경지식이 부족했던 경영 분야였지만 제가 제시문에 기반해 만든 이론을 중심으로 최대한 일관된 논리로 답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인문 때와 달리 답변이 다소 미진해서 그런지 교수님께서 꼬리 질문도 많이 하시고 중간에 고개를 갸웃하시기도 했지만, 교수님의 비판을 수용하는 동시에 끝까지 막힘없이, 종료령이 울리는 순간까지도 꼬리 질문에 답하면서 제 주장을 관철한 것을 좋게 봐 주셔서 합격이라는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회과학 제시문 답변이 제 스스로 불만족스러워서 고사실에서 퇴실하면서 불합격을 예감했었는데, 감사히도 빗나가게 되었네요. 이 글을 보는 후배 여러분들도 면접에서 교수님이 조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셨다고 해서, 배경지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지 못했다고 불합격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지 마시고, 자신이 얼마나 깊이 있는 사고를 했는지 논리적으로 드러냈는지에 집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연고대 면접에서 노예비 불합이라는 고배를 이미 마신 상태에서 서울대 면접을 봤었는데, 그럼에도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서울대 면접이 면대면으로, 대화를 통해 면접자를 평가한다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니 혹시 저같이 연고대에 떨어졌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마시면 좋겠습니다. 서울대는 연고대처럼 명확한 정답보다는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답변을 좋아합니다. 서울대 1차에 합격했다는 점만으로 여러분은 이미 그런 자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니 걱정은 내려놓으시고, 신윤진 선생님이 알려 주시는 것을 명심하고 사고 훈련을 하시기 바랍니다. 다소 긴 후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제가 이 후기를 쓸 수 있게 만들어 주신 신윤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